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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 로랑의 램스킨 더플백을 후회 없이 경험해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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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은 짧게, 행동은 빠르게.

HOW TO FEEL

이런저런 이유로 운동을 못 한 지 두 달째. 다음 주에는 꼭 나가야지, 내일은 꼭 해야지 되뇌던 얄팍한 의지가 생 로랑의 더플백을 보고는 단번에 굳게 바로 섰다. 종목은 테니스. 결국 나를 움직이게 만든 건 의지도, 늘어난 몸무게도 아닌 가방이었다는 사실에 스스로 좀 어이가 없었지만 이 더플백을 메고 그래스 코트를 누비는 모습을 상상하니 여기는 윔블덤, 나는 로저 페더러의 주니어임이 분명했다. 테니스 레슨 첫날. 여름 휴가로 한국에 놀러 온 조카와 각자의 가방을 들고 함께 테니스장으로 향했다. 체험 수업이었지만 테니스 신동인 조카의 도움으로 가방은 제법 그럴듯한 물건으로 가득 채워졌다. 갈아입을 옷, 여벌의 수건, 샤워 제품, 음료, 스트링 등. 길이가 긴 테니스 라켓은 빠끔히 얼굴을 내밀었다. 애쓰면 넣을 수 있을 정도였지만, 슬쩍 보이는 라켓이 멋스러워 굳이 노력하지 않았다. 30분 남짓의 레슨과 개인 연습 시간이 끝난 후 연습장을 나서는 나에게 테니스 강사는 “처음 들어올 때 프로인 줄 알았다”며 너스레 섞인 배웅을 건넸다. 거울에 비친 모습을 보니 정말 그랬다. 피케 티셔츠에 화이트 팬츠, 어깨에 멘 생 로랑의 더플백까지. 이보다 더 프로-스러운 아웃핏이 있을까? 기분 좋게 레슨장을 나서는 순간, 조카가 가방의 출처를 물었다.

울록볼록한 디테일이 특징인 전면의 로고 디테일.
볼드한 지퍼 하드 웨어로 스포티한 감성을 살린 이너 포켓.

“생 로랑!”이라고 답하자, 열한 살 조카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윌슨이 최고인 줄 알았던 조카는 마치 신문물을 접한 듯 꽤나 혼란스러운 표정이었다. 이어 “이모는 언제부터 테니스를 했어요?”부터 “가방 어디서 샀어요?”까지, 대화를 주고받으며 귀가했다. 다음 날. 출근길에 짊어진 가방에는 14인치 랩톱부터 서류철까지, 크고 작은 다양한 소지품이 무리 없이 수납됐다. 아니, 오히려 공간은 차고 넘쳤다. ‘도라에몽의 주머니’처럼 끝없이 들어가는 물건들. 여기에는 길쭉한 원통형 실루엣과 부드러운 램스킨 소재가 한몫했으리라.

더블 파이프 형태로 어깨에 부담을 줄여주는 숄더 스트랩.

유연한 갑피는 수납의 기능뿐 아니라 감성적 측면까지 만족시켰다. 스스로의 살결도 불쾌하게 느껴지는 습도 높은 끈적한 날이었지만 램스킨의 부드러운 촉감이 하루를 기분 좋게 만들었다. 스트랩은 두 가지 타입. 토트와 숄더 및 크로스로 착용할 수 있는 짧고 긴 스트랩의 구성이다. 더블 파이프 형태는 무게를 분산해 손목과 어깨에 부담없이 안착했다. 탈착이 안 된다는 점이 다소 아쉬웠지만 그 자체로 멋스럽고 활용도가 높아 체험기간 내내 두 가지 모두 애용했다. 하우스 코드와 실용성, 멋스러움까지 모두 갖춘 이 다재다능한 가방은 국내에 소량 바잉되었다고 한다. 말하자면 희소성까지 갖춘 셈. ‘고민은 짧게, 행동은 빠르게’라는 말이 뇌리에 스쳤다.

HOW TO STYLE

스타일에 관심이 많은 남자라면 더플백 하나는 있어야 한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스포티한 룩은 물론, 잘 차려입은 단정한 룩부터 개성 넘치는 스타일에도 의외의 케미를 자랑하기 때문. 어떻게 상반된 두 스타일 모두를 소화하는지 궁금하다면, 셀러브리티의 룩에서 힌트를 얻자. 하나둘 보다 보면 지금 당장 옷장에 더플백을 들여야 할 이유가 자명해진다.

HOW TO CHOOSE

생 로랑은 ‘더플백’에 꽤나 진심이다. 국내에 바잉된 열한 가지 제품 중 전통적인 디자인을 따르는 가방은 세 가지. 모두 형태는 비슷하지만 소재 및 디테일이 달라 모아두고 보면 더 재밌는 삼총사다. 먼저 눅스 더플백은 나일론 소재를 사용해 스포티한 무드가 특징. 내부와 외부에 슈레이스 디테일의 플랫 지퍼 포켓을 장착해 매력을 더했다. 바닥에는 스터드를 더해 실생활에서의 쓰임을 고려한 세심함까지 갖췄다. 코튼 소재의 자카드 더플백은 격식 없는 룩과 찰떡궁합을 자랑한다. 보다 세련된 버전은 체험기 아이템인 램스킨 버전. 서로 다른 로고 디자인은 쌍둥이 삼총사를 구분하는 주요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