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시계는 싫은 남자의 선택, 러버 스트랩 시계 베스트 9
솔직히 말하겠다. 오렌지 러버 스트랩을 단 파텍 필립 아쿠아넛을 손에 넣을 확률은 거의 없다. 하지만 다행히도, 꿈을 현실로 만들어줄 훨씬 다양한 캐주얼 러버 스트랩 옵션들이 존재한다. 의외로 세련되고 편리하다.
한때 러버 스트랩 시계는 바다 속 다이버 워치나 헬스장 가방 속 스마트 피트니스 워치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개인 스타일이 점점 더 캐주얼해지면서, 러버 스트랩 시계는 인디 오트 오롤로지 브랜드부터 데일리 워치까지 전방위로 등장하고 있다. 손목 위 럭셔리가 어떤 모습일 수 있는지에 대한 규칙을 다시 쓰고 있는 셈이다.
F.P. 주른 컬렉터스 클럽 설립자 머빈 링에게 러버 스트랩은 하이 오롤로지를 실제로 착용 가능한 것으로 만들어준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러버 스트랩은 방수 성능을 갖춰 활동적인 라이프스타일에 이상적이면서도 시계의 하이엔드한 매력을 해치지 않는다. 나를 포함한 일부 컬렉터들은 시계를 조금 더 캐주얼하게 연출해 착용 빈도를 높이는 아이디어 자체를 사랑한다.
러버가 럭셔리 시계 업계의 새로운 놀이터가 되기 전, 몇몇 아이콘들이 길을 닦아왔다. 파텍 필립 아쿠아넛, 롤렉스 서브마리너, 오메가 씨마스터는 시계가 반드시 폴리시드 스틸이나 포멀한 가죽 스트랩 위에 있어야만 진지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라는 걸 증명했다. 이 OG들이 먼저 걸어줬기에, 오늘날의 러버 스트랩 명작들이 달릴 수 있게 된 것이다.
러버는 스틸이나 가죽 브레이슬릿을 대체하려는 게 아니라, 그 옆에 나란히 서려는 존재다. 기분, 기후, 상황에 따라 바꿔 끼울 수 있는 또 하나의 성격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러버 스트랩은 내구성을 더해주며, 시계가 스스로도 몰랐던 새로운 매력을 즉각적으로 끌어올려준다.
F.P. 주른 엘레강떼
기술 실험과 스타일 선언이 반반씩 섞인 엘레강트는 미래적인 메커니즘과 반항적인 미학을 결합한다. 링은 러버라는 소재가 엘레강트와 완벽하게 어울린다고 말한다. 특히 더운 기후에서 일상 착용에 필요한 뛰어난 내구성과 편안함 덕분이다. 그의 열정은 프랑스 장인 장 루소와의 협업으로까지 이어졌다. 가격 비공개. fpjourne.com
카시오 지샥 프로그맨 GW-8200 삼선 독개구리
모든 러버 스트랩이 똑같이 만들어지는 건 아니다. 최신 프로그맨은 전통적인 러버 대신 바이오 레진을 사용하고, 독화살개구리를 연상시키는 패턴을 더해 툴 워치라기보다 스트리트웨어에 가까운 인상을 준다. G-쇼크 컬렉터 앤디 맥킨타이어는 이렇게 말한다. 패턴이 정말 잘 튄다. 프로그맨에서는 꽤 이례적인 디테일이라 더 좋다. 이런 건 메탈 브레이슬릿 시계에서는 할 수 없는 부분이다. 고성능 엔지니어링도 반드시 진지할 필요는 없다는 걸 보여주는 증거다. 한화 약 110만 원. casio.com
오리엔트 마코 40
럭셔리 프리미엄 없이 일본 시계 제작의 맛을 보고 싶다면 오리엔트 마코 40은 최고의 선택 중 하나다. 컴팩트하고 날렵하며 자신감 넘치는 이 시계는 클래식 다이버 워치 코드를 변주하면서도 기능을 최우선으로 한 러버 스트랩을 장착했다. 오리엔트 특유의 절제와 디테일의 균형은 분명 일본적이며, 가격은 네 자리 수 아래에 머문다. 한화 약 56만 원. orientwatch.co.uk
에르메스 H08 블루 생시르 스트랩
대부분의 럭셔리 시계가 전통을 따를 때, 에르메스 H08은 이를 다시 쓴다. 건축적인 케이스와 시그니처 블루 생시르 러버 스트랩 덕분에 스포츠 워치라기보다 하나의 디자인 오브제처럼 느껴진다. 기술적이면서도 촉각적인 이 시계는 에르메스가 러버를 다룰 때 성능 클리셰를 좇기보다 런웨이급 태도와 함께한 터프함을 제시한다는 걸 보여준다. 한화 약 1,214만 원. hermes.com
론진 콘퀘스트
과도한 가격표 없이도 혈통 있는 스위스 시계를 원한다면 론진 콘퀘스트는 보기 드문 스위트 스폿을 찌른다. 깔끔하고 스포티한 디자인에 러버 스트랩이 더해져 일상적인 실용성을 강조하며, 타협이 아닌 진지한 오롤로지로의 자신 있는 입문처럼 느껴진다. 즉, 제대로 된 어포더블 럭셔리다. 한화 약 306만 원. longines.com
벨 앤 로스 BR-03
벨 앤 로스는 항공 DNA를 숨긴 적이 없다. 조종석에서 영감을 받은 스퀘어 워치로 유명한 이 브랜드는 진지한 계기판과 유쾌한 실험 사이를 오간다. 밀리터리 그린 러버 스트랩을 단 BR-03은 기능적인 쪽에 확실히 발을 디디며, 액세서리라기보다 장비처럼 느껴진다. 한화 약 680만 원. bellross.com
밍 37.02 미니멀리스트
밍은 초미니멀리즘, 초침의 부재, 그리고 놀랍도록 정교한 러버 스트랩으로 늘 정답을 맞힌다. 시계 저널리스트 토르 스바보는 이렇게 말한다. 스트랩 자체가 특허받은 구조로, 끝단이 스트랩 아래로 말려 들어가 키퍼가 필요 없다. 두께에 변화를 주고 FKM 플루오로엘라스토머로 만들어져 최고 수준이다. 탄탄하지만 부드럽고, 실리콘처럼 먼지를 끌어당기지 않는다. 그는 이 시계가 2025년에 가장 많이 찬 시계라고 덧붙인다. 한화 약 488만 원. ming.watch
아에라 D-1 다이버
영국에서 디자인되고 스위스에서 제작된 아에라는 진지한 툴 워치와 현대적 디자인 사이의 절묘한 지점에 서 있다. 스바보는 이렇게 설명한다. D-1은 진부해지기 쉬운 스포츠 워치 세계를 창의적으로 재해석했다. 베젤 기준 44mm의 안정적인 크기, 인체공학적으로 둥글게 다듬어진 미니멀한 904L 스틸 케이스는 롤렉스가 새로운 귀금속처럼 홍보했던 합금으로 제작됐다. 매트한 접시형 다이얼과 강렬한 야광, 그리고 형태에 맞게 설계된 일체형 FKM 러버 스트랩은 그야말로 압권이다. 한화 약 366만 원. aera.co
MB&F LM 시퀀셜 플라이백 EVO
러버의 새로운 위력을 이만큼 잘 보여주는 시계도 드물다. 과감하고 미래적이면서도 완전히 착용 가능하다. 스바보는 이를 올해 러버 스트랩 시계의 아버지급 존재라고 부른다. 놀랄 만큼 편안하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는 순간 미니어처 미래 도시 같은 구조가 투자 등급의 가격을 뼈저리게 각인시킨다. 스플릿 세컨드, 독립 랩 타이머, 심지어 크로노그래프에서는 전례 없는 체스 매치 타이밍 모드까지 갖춘 더블 크로노그래프를 탑재했고, 여기에 듀얼 플라이백 기능과 기울어진 타임 다이얼을 더했다. 이 모든 걸 풀어내려면 200페이지짜리 책이 필요할 정도다. 가격 미정. mbandf.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