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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 산악인 패션이 대세, ‘이 브랜드’로 보는 올겨울 남자 스타일링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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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바랜 사진 속 커다란 산을 오르는 등반가와 알록달록한 사탕이 동시에 떠오른다. 새롭게 주목받는 남성복 브랜드 ‘빅 록 캔디 마운티니어링’이다. 혹독한 겨울 날씨도 견딜 수 있지만, 평범한 도시의 일상에서도 편안하게 입기 좋은 옷을 만든다.

Photographs: Austin Withers for Big Rock Candy Mountaineering.

아웃도어 남성복은 극단적인 두 부류로 나뉜다. 기술적으로 첨단이지만 지루하거나, 혹은 기능보다 멋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브랜드로. 그리고 그 사이의 균형점을 찾기는 매우 어렵다. 재미있으면서도 실용적이고, 근본에 충실한 옷을 만드는 브랜드는 거의 없다. 그리고 그 희귀한 교차점에 존재하는 브랜드를 꼽으라면 단 하나뿐이다. 빅 록 캔디 마운티니어링Big Rock Candy Mountaineering(BRCM).

BRCM은 2024년에 두 창립자, 새뮤얼 하데먼피터 미들턴에 의해 설립되었다. 두 사람은 각자 독립 브랜드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들이다. 플란넬 셔츠 매니아라면, 미들턴을 위스Wythe의 창립자로 이미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시작부터 BRCM은 고어텍스 같은 하이테크 소재를 과감히 배제하고, 등산·클라이밍·백패킹이 지금보다 훨씬 자유분방하고 솔직히 말해 훨씬 덜 지루했던 시대의 감성을 되살리는 데 집중했다.

하데먼은 이렇게 설명한다. “그냥, 평범한 사람을 위한 캐주얼한 아웃도어 웨어예요.” 프레피 스타일 부흥을 이끈 로잉 블레이저스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그는 세 아이의 아빠이기도 하다. “아, 저는 무모한 산행 같은 건 안 해요.”라며 웃는다.

그의 고객들도 대부분 마찬가지다. 요즘 대부분의 남자들은 ‘열혈 산악인’이라기보다, 기껏해야 ‘가끔 야외로 나가는 사람들’이다. 그렇다고 해서 도심의 모두가 8,000미터급 산을 오를 수 있을 만큼의 옷을 살 필요는 없다. 오히려 그런 이유로 옷을 사는 건 숲을 보고 나무를 놓치는 일이다. 특히 그 숲이 BRCM이라면 말이다. “우리는 퍼포먼스 브랜드가 아니에요. 우리는 스타일이 좋은, 캐주얼 아웃도어 브랜드죠.” 하데먼이 말한다.

예를 들어, BRCM의 대표 제품인 아틱 파카는 1960년대 에베레스트 정복에 사용된 에디 바우어 스타일 #088 퍼퍼 재킷을 완벽히 재현했다. 로열 블루와 옐로의 색상 조합까지 그대로다. 그 말인즉, 이 재킷은 한겨울의 추위를 완벽히 막아주면서도 결코 촌스러워 보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미 수십 년 전에 그 다리를 건너 돌아왔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이 ‘진짜 두툼한 코트’를 찾고 있다면, 컬렉션의 숨은 보석은 브리달베일Bridalveil 재킷일지도 모른다. 이건 다운 충전재가 꽉 찬 버튼업 재킷으로, 처음에는 꼭 필요한 것 같지 않지만, 막상 입으면 “이건 없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메타노이아Metanoia 하프집 스웨터도 마찬가지다. 코지하면서도 쿨한 매력을 지닌 이 스웨터는, 입는 순간 당신의 다른 스웨터들을 순식간에 “너무 소중해서 입기 싫은 옷”으로 만들어버린다. 게다가 각 제품의 색상을 온갖 과일과 채소, 전통 음료와 허브 이름을 따 만들었다. 그 선명한 색깔을 보는 동시에 입안에 침이 고인다.

바지를 찾고 있다고? 진흙탕 활동에 어울릴 만한 바지는 BRCM의 덕 캔버스 더블니 팬츠보다 나은 게 없을 것이다. 전설적인 파타고니아의 스탠드 업 팬츠에서 영감을 받았지만, 허벅지 폭을 훨씬 넓히고 신축성을 강화해, 원조 디자인의 두 가지 주요 단점을 보완했다. 사실, 이것이 BRCM 전반에 흐르는 공통된 철학이다. 과거의 아이디어를 차용하되, 다른 디자인 접근법을 적용해 새롭지만 낯설지 않은 옷을 만드는 것.

이런 접근에는 이유가 있다. 대부분의 아웃도어 브랜드는 첨단 소재와 기능성을 결합한 ‘한계 돌파형 디자인’을 통해 차별화한다. 하데먼과 미들턴 역시 그 실용주의적인 미학을 존중하며, 그러한 브랜드들에 깊은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하데먼은 이렇게 말한다. “그 정도 수준의 기술력을 진짜로 필요로 하는 사람은 세상에 몇 안 됩니다.” 대신, 산 정상에서도, 뉴욕 북부의 인 근처 여관에서도 자연스럽게 보일 수 있는 남성복의 시장은 훨씬 크다. 그리고 그 시장은 날마다 커지고 있다. BRCM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