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르지오 아르마니의 뜨겁고 찬란한 50년의 시간
절제된 우아함과 일관된 미학으로 이어온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50주년을 뜨겁게 기념한다.
올해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50주년을 맞이했다. 1975년 7월 24일, 디자이너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밀라노에서 자신의 이름을 건 브랜드를 시작했다. 그리고 2025년 같은 날, 그는 브랜드의 50주년을 기념해 아르마니/아르키비오 Armani/Archivio 프로젝트를 예고했다.
아르마니/아르키비오는 하우스의 역사적 유산을 디지털로 기록·공유하는 플랫폼으로, 수천 점의 오리지널 컬렉션을 아우르는 ‘패션 사전’과 같은 공간이다. 이는 하우스가 50년 동안 지켜온 창의성과 일관성, 그리고 진화의 궤적을 새로운 방식으로 조명한다. 온라인 플랫폼 archivio.armani.com은 8월 30일 공개되었으며, 밀라노 외곽에 오프라인 전시 공간도 조성될 예정이다.
이후 밀란 패션 위크를 앞둔 9월 24일부터는 브레라 미술관에서 <조르지오 아르마니:밀라노, 페르 아모레Giorgio Armani: Milano, per Amore> 전시가 시작되었다. 중세부터 19세기에 이루는 이탈리아 미술의 걸작들 사이에 아르마니의 의상이 배치되어, 예술과 패션의 미학적 대화가 펼쳐진다. 전시에는 120점이 넘는 아르마니의 대표작이 선보이며, 절제된 테일러링, 독창적인 장식, 뉴트럴 하면서도 다채로운 색조, 섬세한 자수와 마감 등 그의 미학을 재해석한다.
브레라 미술관의 관장 안젤로 크레스피는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형식의 단순함과 엄격함으로 이탈리아 창조성의 정점을 보여주는 인물”이라며 “그는 밀라노의 정신을 가장 완벽히 구현한 인물이자, 예술·연구·혁신이 500년 넘게 이어 온 세계적으로 유일한 공간 브레라의 문화를 가장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부관장 키아라 로스타뇨는 “브레라는 장식 예술로서의 패션을 환영하며, 이번 전시는 조르지오 아르마니와 미술관, 그리고 그 예술적 유산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특별한 대화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전시는 2026년 1월 11일까지 이어지며, 브레라 미술관이 설립된 1809년 이래 처음으로 ‘패션’을 주요 주제로 포함한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이어 9월 28일 저녁, 브레라 궁전의 명예의 정원에서는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2026 봄/여름 여성 컬렉션 쇼가 진행되며, 밀라노 패션 위크의 마지막 밤을 아름답게 장식했다. 이번 쇼는 그가 생전 준비한 마지막 컬렉션으로 지난 6월 공개된 남성 컬렉션 일부도 함께 선을 보이며, 50년 역사의 대미를 장식했다. 변치 않는 유려한 실루엣과 은은한 빛으로 물든 반세기의 궤적을 요약하며 가슴 깊이 뜨거운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