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지밥부터 마리오 카트까지 예상밖의 콜라보 시계 3
콜라보레이션에 한계는 없지만, 뻔한 것과 뻔하지 않은 것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태그호이어 X 마리오 카트
태그호이어가 레이싱 워치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브랜드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마리오 카트>까지 영역을 확장한다면? 생각만 해도 미소가 지어진다. 실제로 행해진 2022년의 콜라보레이션에 태그호이어는 가벼운 성격의 쿼츠 무브먼트를 사용하지 않고, 웃음기를 싹 뺀 기계식 크로노그래프와 오픈 워크 방식의 투르비옹 모델 2종을 발표했다. 주목할 건 투르비옹 모델이다. 베젤에 흔히 적는 ‘타키미터’라는 문구 대신 <마리오 카트>의 로고를 새기고, 회전하는 투르비옹 캐리지를 유머러스한 캐릭터들로 장식한 지름 45mm의 시계에는 크로노그래프와 투르비옹을 결합한 오토매틱 02T 칼리버가 탑재되어 있다. 심지어 크로노미터 인증까지 받았다. 이 시계는 태그호이어의 최상위 하이 컴플리케이션 모델을 게임 캐릭터와 결합한 파격이 가장 놀랍다고 볼 수 있다.
유니매틱 X 스폰지밥 네모바지
시계 브랜드와 애니메이션 작품과의 콜라보레이션이 <미키 마우스>나 <피너츠>처럼 세대를 아우르는 고전적인 작품이라면 익숙하게 느껴지지만 <스폰지밥 네모바지>처럼 상대적으로 역사가 짧은 아동용 애니메이션인 경우라면 의외라고 느껴진다. 유니매틱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시작된 다이버 워치 베이스의 브랜드다. 그래서 바닷속이 무대인 <스폰지밥 네모바지>와 찰떡궁합이다. 모델로 우노 U1-SS3이라는 이름의 이 시계는 300m 방수가 가능한 41.5mm 지름의 스테인리스 스틸 케이스에 세이코 오토매틱 무브먼트를 탑재한 본격적인 다이버 워치 사양으로, 마음 놓고 바닷속을 누빌 수 있다. 다이빙을 하며 바다 해면체인 스펀지, 불가사리, 집게 등을 만났을 때 시계를 보여주는 생각 만으로도 이미 즐겁다.
프레드릭 콘스탄트 X 크리스티앙 반 데르 클라우
크리스티앙 반 데르 클라우는 1974년부터 자신의 이름으로 시계를 생산한 네덜란드의 천문 시계 전문 독립 브랜드다. 반클리프 아펠의 명작으로 꼽히는 미드나잇 플라네타리움 포에틱 컴플리케이션 시리즈 개발을 위탁 받았을 정도로 이 분야의 정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놀랍게도 미들레인지 메이커인 프레드릭 콘스탄트와 협업해 단 한 점의 시계를 만들어 <2023 온리 워치>에 출품했다. 프레드릭 콘스탄트가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탑재한 시계들을 주력으로 하고 있지만, 이러한 협업 사례는 시계 업계에서 찾아보기 매우 어렵다. 시계의 12시 방향에는 미드나잇 플라네타리움 포에틱 컴플리케이션을 연상시키는 태양계의 움직임이 묘사되어 있다. 여기에 퍼페추얼 캘린더와 투르비옹까지 결합된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모델이다. 손꼽히는 하이엔드 메이커가 아닌 이상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워치는 정말 찾아보기 어려운 복잡도를 지닌 시계인데, 이를 위한 두 워치메이커의 집념과 결과물이 놀랍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