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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대표하는 개성파 배우 김수미, 75세로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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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수미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향년 75세. 인생의 긴 시간을 배우로 살며 많은 이에게 위안을 주던 그녀를 향한 애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10월 25일 오전, 김수미는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나 끝내 눈을 감았습니다. 지난 5월, 피로 누적 등으로 건강이 악화되면서 활동을 중단한 지 5개월 만입니다. 휴식을 가지기 전까지도 공연과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했죠.

김수미는 배우가 아니었던 시간보다 연기를 하며 보낸 시간이 더 길었습니다. 1949년생인 그녀는 1970년 MBC 3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하면서 브라운관에 얼굴을 비치기 시작했습니다. 김수미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한 건 MBC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일용 엄니’를 연기하면서부터죠. 엄마 같은 친근한 이미지로 국민 배우로 사랑받았습니다.

많은 사랑을 받는 배우가 된 후에도 김수미는 쉽게 안주하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해보지 않은 장르를 선택하며 도전을 거듭했죠.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와 영화 <마파도>, <가문의 위기> 등으로 코믹 연기까지 제대로 해낼 수 있다는 걸 증명했습니다. 최근에는 예능 프로그램까지 섭렵하며 왕성하게 활동을 이어갔죠. 그 결과 1986년 MBC 연기대상 대상, 2011년 청룡영화상 여우조연상, 2015년 MBC 연기대상 특별기획 부문 여자 베스트 조연상, 2015년 KBS 연예대상 쇼오락 부문 여자 우수상 등을 수상할 수 있었습니다.

작품 속 캐릭터와 거침없는 입담 덕분에 대체할 수 없는 카리스마의 소유자로 자리 잡았지만, 사실 김수미는 따뜻하고 다정한 사람으로 정평이 나 있었습니다. 오랜 시간 함께 활동한 김혜자, 최불암 등 동료 배우들은 <전원일기> 출연 시절 그녀가 매번 손수 맛있는 밥을 지어와 촬영장 분위기가 따뜻했다고 말했을 정도로요.

부침이 심한 연예계에서 김수미가 반세기 넘는 동안 존재감 있는 배우로 활동할 수 있었던 건, 오랜 시간 독서를 통해 쌓은 내면의 단단함도 한몫했습니다. 자신만의 철학과 작품 속 캐릭터의 삶을 결코 허투루 여기지 않는 진심도 그녀의 연기에 녹아 있었죠.

비록 삶의 마지막 장은 막을 내렸지만, 그녀가 남긴 흔적은 오랫동안 많은 이의 가슴속에 남아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