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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여행 : 자연이 몸과 마음을 고쳐주는 전 세계 여행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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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기적의 장소들을 찾아 떠나는 세계여행.

튀르키예 파묵칼레 온천. Getty Images

<뉴욕타임스>와 <보그>에서 20년 넘게 활동한 칼럼니스트 에이미 라로카(Amy Larocca)는 <How to Be Well: Without Spending All Your Money and Losing Your Mind>이라는 책에서, 지금 우리가 갈망하는 마음을 유쾌하게 표현했다. 제목 그대로 번역하자면 ‘어떻게 하면 잘 지낼 수 있을까: 모든 돈을 탕진하거나 미치지 않고’다. 전 세계 곳곳에서 반짝이는 웰니스 호텔과 힐링 센터가 쏟아져 나오고, 각종 식이 제한과 정신적 규율이 비싼 가격에 강요되는 시대에 우리는 문득 깨닫는다. 진정한 카타르시스란 화려한 사치나 첨단 장비가 아니라, 그저 바깥 세계와 다시 연결되고자 하는 간절하고도 진심 어린 욕망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멕시코 바칼라르. Getty Images

요즘 노련한 여행자들의 시선은 이른바 ‘치유의 영역(Territoires Thérapeutiques)’이라 불리는 곳으로 향하고 있다. 인간의 손길이 거의 닿지 않은 순수한 자연 속에서 단순히 머무는 것을 넘어, 그 공간을 온몸으로 느끼고 경험하며 완전히 새로워지는 여행지다. 물과 식물, 광물 같은 자연의 요소와 직접 맞닿는 순간, 몸과 마음이 동시에 변화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멕시코에서 가장 사랑받는 담수호 중 하나인 바칼라르 호수(Laguna de Bacalar)다. 호수는 옥색에서 짙은 남색까지 다채로운 물빛을 띠고, 천연 용천과 지하 강에서 흘러드는 맑은 물로 이루어졌다. 염분이 거의 없고, 수십억 년 동안 이어져온 미생물 퇴적 구조체인 스트로마톨라이트(Stromatolithes)가 서식하는 곳으로 생명의 근원을 느낄 수 있다. 이곳에서는 ‘떠 있다’기보다 ‘공중에 부유하는’ 듯한 감각을 느낄 수 있다. 마치 하늘빛 차(茶)에 몸을 담근 듯 신경이 진정되고, 근육의 긴장이 풀리며, 온몸이 부드럽게 감싸인다. 또한 현대의 영적 탐구자에게는 의식의 각성과 감정의 해방을 돕는 에너지 소용돌이(Vortex Énergétique)로 알려졌다. 그렇기에 호텔 그룹 해비타스(Habitas)가 최근 물 위에 새로운 리조트 해비타스 바칼라르(Habitas Bacalar)를 세운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호주 울룰루-카타추타 국립공원. Unsplash

조금 더 유명한 아이슬란드의 블루라군(Blue Lagoon)은 또 다른 매력을 지닌 곳으로 황산마그네슘이 풍부한 온천수에 몸을 담글 수 있다. 황산마그네슘은 스트레스와 혈압 상승을 유발하는 화학물질을 줄여주어 깊은 이완과 함께 순간적인 황홀감까지 선사한다. 그 결과 마음이 맑아지고, 면역체계가 강화되며, 수면의 질이 향상된다고 알려졌다. 한편 더 동쪽으로 가면 튀르키예의 파묵칼레(Pamukkale)가 있다. 고대 신화 시대부터 치유의 땅으로 불려온 이곳은 칼슘, 중탄산염, 마그네슘이 풍부한 온천수로 유명하다. 35~38℃의 따뜻한 물은 만성 피부질환(특히 습진과 건선)에 효과적이며, 상처 회복을 촉진하고 몸을 정화하며, 관절과 근육의 통증을 완화하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준다. 소량 마시면 소화를 돕고 위산과다나 장의 불편함을 완화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몸속 긴장을 풀어주는 이 신비로운 물의 이름이 ‘솜의 성(Château de Coton)’을 뜻하는 이유도, 부드럽고 따스한 치유의 감각 때문일 것이다.

티베트의 카일라스산. Getty Images

고통이 신체적인 것이 아니라 마음의 문제라면, 자연의 향기와 고요 속에서 스스로를 치유할 수 있는 숲속 명상 여행이 도움이 된다. 레바논의 ‘카디샤 계곡(Vallée de la Qadisha)’의 수천 년 된 삼나무가 둘러싼 숲이나, 일본의 ‘야쿠시마(屋久島)’의 ‘삼림욕(森林浴, Shinrin-yoku)’ 등을 일상적으로 누릴 수 있는 곳이 대표적인 예다. 또 다른 선택지는 미국 애리조나주의 ‘세도나(Sedona)’다. 이곳의 붉은 암석과 협곡 사이에서는 독특한 지질 구조 속에서 생성된 에너지 소용돌이(Vortex Énergétique)를 느낄 수 있다. 이는 지구의 에너지가 증폭되어 흐르는 지점으로, 영적 각성이나 깊은 명상에 적합한 장소로 알려졌다.

세도나에는 여러 에너지 포인트가 있다. ‘메사(Mesa)’는 남성적 에너지를 상징하며, 자기 추진력·동기·창조적 실행력을 자극한다. ‘벨록(Bell Rock)’은 음양의 균형을 맞추는 강력한 에너지 지점으로, 내면의 조화를 되찾게 해준다. ‘대성당 바위(Cathedral Rock)’는 여성적 에너지와 연결되어 감정의 치유와 직관, 그리고 내면의 부드러움을 일깨워준다. 마지막으로 ‘보인튼 캐니언(Boynton Canyon)’은 인간관계의 조화를 돕는 에너지로 유명하다. 이처럼 세도나 곳곳의 명상적 공간들은 내면의 고요를 깊게 확장시키며, 마음속 통찰과 치유의 빛을 일깨워준다.

일본 야쿠시마. Unsplash

또 다른 성스러운 여행지인 ‘티베트의 카일라스산(Mount Kailash)’은 수세기 동안 힌두교, 불교, 그리고 티베트의 토착 종교인 ‘뵌(Bön)’에 의해 신성한 산으로 추앙받아왔다. 이곳에는 화려한 상점도, 금빛 사원도 없다. 대신 방문자들은 ‘코라(Kora)’라 불리는 순례 의식을 행한다. 이는 산을 따라 약 52km를 걸어 한 바퀴 도는 의식으로, 과거의 업장을 씻어내는 정화의 여정으로 여겨진다. 겸손의 극치로 간주되는 이 순례는 ‘지구의 차크라’라 불리는 에너지의 중심을 따라 걷는 행위로, 자아를 비우고 마음의 짐을 내려놓게 한다고 믿는다. 한편 ‘호주의 울루루(Uluru)’는 원주민들이 하늘과 땅이 맞닿는 성스러운 교차점으로 여기는 곳이다. 이곳은 방문자에게 즉각적인 ‘정신적 중심(Grounding)’의 감각을 선사하며, 마치 깊은 내면의 막힘을 비추는 고요한 거울처럼 작용한다. 등반이 금지된 이곳에서는 ‘정복’이 아닌 ‘느낌’을 배운다. 단지 그 자리에 존재함으로써, 자연 앞에서 겸손하게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법을 깨닫게 되는 장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