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무얼 했니?원래는 삐죽 솟은 산이었는데자꾸 미끄러져 내려서그렇게 나지막해진 거니?무얼 했니?원래는 아득한 벌판이었는데점점 쌓이기만 해서그렇게 웅크리게 된 거니?바람은 왜여기 와서 기웃거리니?너와 나는 오늘밤뜬눈으로 보내야 하는 거니?―박덕규(1958~ )언덕! 발음으로나 의미로나 좋기만 하군요. 나쁜 일이라고는 일어날 것 같지 않아요 언덕에서는. 각(角)이 아니라 원(圓)이잖아요 언덕은. 절벽의 가파름과 평지의 지루함이 아니어서 절망이나 권태를 주지 않지요. 감춤과 드러냄이 반씩 섞인 일종의 춤사위의 지형이지요. 언덕에 누워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