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는 극작가셨다. 1965년 DBS 동아방송 희곡 공모전에 사극 '낙조유정' 당선을 시작으로 작품 활동을 해오셨다. 라디오 드라마 '하얀 얼굴' '아차부인 재치부인' '김삿갓 방랑기'나 TV 드라마 '수사반장'…. 대중매체가 대중화되지 않았던 그 시절, 당신의 작품은 한 시대를 풍미했다.작가로서 인정받았지만 집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종잡을 수 없는 당신 기분이 집안의 분위기를 좌우했다. 뭔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면 당신은 무섭게 윽박지르며 밥상을 뒤엎거나, 어린 나를 자주 때렸다. 내가 중학생 때였다. 어느 날 당신은 설거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