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디자이너들이 재해석한 영화 역사상 가장 유명한 캐릭터
현대 패션 디자이너들이 할리우드 역사상 전설적인 의상을 재창조하거나 되살리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여기, 8편의 상징적인 영화 <배리 린든>, <마리 앙투아네트>, <듄>, <블랙 팬서>, <올란도>, <가위손>,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위대한 개츠비> 속 의상과 그들이 그려낸 세계(현실이든 상상이든)에서 영감받은 일곱 가지 커스텀 룩을 만나보세요.
<마리 앙투아네트>, 2006
이탈리아 의상 디자이너 밀레나 카노네로(Milena Canonero)만큼 상상 속 세계를 생생하게 구현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녀는 네 번이나 아카데미 의상상을 수상했으며, 아홉 번 노미네이션됐죠. 1986년 <마이애미 바이스>를 작업할 때 <보그>는 “카노네로가 영화 의상을 담당할 때, ‘의상’은 설득력 있는 시각적 이미지를 넘어선다. 그것들은 패션 스토리를 이야기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녀의 연구는 광범위하지만, 다큐멘터리 작가의 접근 방식은 아닙니다. 최근 인터뷰에서 말했듯 “저는 다양한 출처에서 영감을 얻어요. 주로 다른 시대의 예술 작품과 사진에서요. (하지만) 그것은 태도에 관한 것입니다.” 2025 보그 월드: 할리우드를 위해 루이 비통의 니콜라 제스키에르는 18세기 관능적인 로코코의 풍요로움을 표현했습니다. 카노네로는 스탠리 큐브릭의 <배리 린든>, 그리고 2006년 소피아 코폴라의 매혹적인 <마리 앙투아네트>를 탐구했죠. 그 결과는 카노네로가 한때 <보그>와의 인터뷰에서 “시대극은 스타일이 더 뛰어나다”라고 말한 것으로 확실히 증명됩니다. —레어드 보렐리 페르손(Laird Borrelli-Persson)
<듄>, 2021
드니 빌뇌브가 재클린 웨스트에게 <듄>의 의상을 맡아달라고 했을 때, 그녀가 처음으로 보인 반응은 “저는 공상 과학은 안 해요!”였습니다. 사실, 그것이 빌뇌브가 관심을 가진 이유였지만요. “그는 ‘미래지만 과거에 기반을 두기를 원한다’고 말했어요. 제 생각에 그가 저에게 이 작업을 맡긴 이유 중 하나는, 그가 <레버넌트>에서의 제 작업을 좋아했기 때문이라 생각해요. 저는 사실주의에 기반을 두고 있거든요.” 대학에서 미술사를 공부한 웨스트는 듄의 많은 의상을 위해 중세 자료와 북아프리카 및 중동의 고대 예술을 참고했습니다. 하지만 프레멘의 유니폼 같은 경우, 매우 상세한 묘사가 담긴 프랭크 허버트의 원작에 의존했죠. “우리는 체액을 위한 수집 시스템, 물을 운반하는 튜브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것은 사막에서 증류기처럼 보여야 했고, 한편으로는 프레멘이 뛰어난 전사였기 때문에 갑옷처럼 보여야 했습니다.” 웨스트는 자신의 디자인을 다듬기 위해 스케치 아티스트와 자주 작업하고, 그런 다음 감독에게 보여줬죠. “저는 빌뇌브가 ‘정말 사랑합니다’라고 말할 때까지 계속합니다.” —라이아 가르시아 푸르타도(Laia Garcia-Furtado)
<블랙 팬서>, 2018
“의상 디자인은 세계 구축에 관한 것입니다”라고 <블랙 팬서>와 그 속편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의 의상 디자인으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루스 E. 카터는 말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개별 의상의 세밀함에 관한 것이기도 합니다. 고(故) 채드윅 보스만이 처음으로 <블랙 팬서> 의상을 입어봤을 때를 카터는 회상합니다. “아주 장엄했습니다. 사람들이 슈퍼히어로를 볼 때 내면에서 느껴지게 하는 힘을 지니고 있었어요. 저는 그냥 펄쩍펄쩍 뛰었죠. 블랙 팬서가 제 사무실에 있었으니까요!” 완벽한 의상처럼 보였지만, 그래도 할 일이 있었습니다. 보스만이 숨 쉬고 움직이기 더 쉽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죠. “우리는 보스턴 발레단에서 누군가를 데려와 팔과 다리 아래에 거싯(Gussets)을 달아줬고, 코에 특별한 장치를 만들어 그가 벗으면 VFX 팀이 다시 붙일 수 있게 했습니다(입고 벗기 쉽게 만들었다는 의미).” 카터는 와칸다의 여성 왕실 경호대인 도라 밀라예가 입는 앙상블에도 같은 노하우를 적용했죠. 그중 하나를 아와 오디앙이 입고 있으며, 그녀는 또한 2025 보그 월드: 할리우드를 위해 발망의 올리비에 루스탱이 해석한 작품도 착용했습니다. —호세 크리알레스 운수에타(José Criales-Unzueta)
<올란도>, 1992
“저는 많은 영화를 만들었지만, <올란도>에서처럼 많은 예술적 자유와 재량권을 받은 영화는 거의 없습니다.” 세 번의 아카데미와 세 번의 BAFTA 수상 경력이 있는 의상 디자이너 샌디 파월은 말합니다. 그녀는 틸다 스윈튼이 주연한 샐리 포터의 <올란도>에 대해 “시대극이지만, 약간 양식화된 날카로움이 있었습니다. 역사적으로 완벽히 정확하지는 않죠.” 파월은 감독 및 배우와 별도의 프로젝트를 통해 작업한 전력이 있었고, 모두가 함께 영화를 찍는 걸 ‘자연스러운 진행’이라 여겼으며, 스윈튼 자신이 의상 디자인의 핵심에 있었습니다. “저는 누가 입을 옷인지 알아야 디자인할 수 있어요. 그것이 가장 중요하죠.” 파월은 “전반적인 느낌은 알 수 있어요. 그것이 어떤 종류인지 알아요. 신체적 특징과 색채만이 아니라, 그들이 자신을 어떻게 드러내는지,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관한 것이에요. 그러니 그들의 의견이 정말 중요합니다. 우리는 캐릭터를 만들고 있으니까요. 저는 그냥 사람들에게 드레스를 입히거나 누군가를 밤에 나가기 좋도록 만드는 게 아닙니다. 누군가가 캐릭터를 믿게 만드는 거예요.” —LGF
<가위손>, 1990
“가위손 에드워드는 거리에서 탄생했습니다.” 네 번의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의상 디자이너 콜린 애트우드는 조니 뎁이 1990년 팀 버튼의 영화에서 입었던 전설적인 의상을 회상합니다. “그는 온갖 종류의 물건을 파는 잡상인이 있던 시절의 캐널 스트리트(Canal Street)와 오차드 스트리트(Orchard Street)에서 탄생했어요. 우리는 본디지와 실용성이 만나고 약간 빅토리아풍 의상을 입은, 헝겊으로 엮은 듯한 인물을 떠올렸습니다.”
“에드워드는 팀의 상상력에서 나온 캐릭터입니다”라고 애트우드는 덧붙였죠. “저는 항상 팀이 사람을 그리는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그의 상상력에서 나온 스케치 같은 그림들은 오랫동안 그의 여정에서 함께했죠. 그리고 그것이 제 출발점이었습니다.” 애트우드는 보그 월드: 할리우드를 위해 모델 아녹 야이가 입은 <가위손> 에드워드 의상을 다시 만들었습니다. “(그녀는) 정말 놀랍습니다. 천상의 피조물이에요!” 물론 야이는 션 맥기르가 만든 에드워드 스타일 앙상블도 착용했습니다. —JCu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2019
애리언 필립스는 제임스 맨골드가 연출한 <컴플리트 언노운>의 밥 딜런, <앙코르>의 조니 캐시, 또는 쿠엔틴 타란티노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샤론 테이트 등 실제 인물이 등장하는 영화의 의상을 제작해왔습니다. 필립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샤론을 가장 진정성 있는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이 제 책임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녀는 아름답고 훌륭한 여배우였을 뿐만 아니라 잇 걸이었어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에서 샤론 테이트 역을 맡은 마고 로비가 플레이보이 맨션에 입고 가는 가짜 파이선 코트 또한 테이트가 1968년 <악마의 씨> 런던 시사회에 입었던 오시 클라크 작품을 모델로 했습니다(필립스는 오시 클라크의 작품 수집가다). “샤론과 로만 폴란스키는 카나비 스트리트(Carnaby Street) 시절 런던에 살았습니다. 그리고 1960년대 후반을 배경으로 삼은 영화에서 패션과 로큰롤이 만나는 멋진 순간을 경험했습니다.” 타란티노는 이 코트를 보그 월드: 할리우드에 대여해주었고, 마크 제이콥스의 충실한 재현작도 등장했습니다. —니콜 펠프스(Nicole Phelps)
<위대한 개츠비>, 2013
호주 의상 디자이너 캐서린 마틴은 한 해에 2개의 아카데미를 수상한 두 번째 여성(에디스 헤드에 이어)이며, 이를 두 번이나 달성한 최초의 여성입니다. 한 번은 <물랑루즈>로, 또 한 번은 <위대한 개츠비>로. 둘 다 그녀의 남편 바즈 루어만이 감독했습니다.
“바즈는 개츠비 의상이 1920년대의 실루엣, 직물, 디테일에 뿌리를 두길 원했지만, 동시에 현대 관객들도 공감할 수 있는 에너지를 발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라고 마틴은 말합니다. “바즈는 ‘향수 같은 뉴욕도, 세피아 톤의 뉴욕도 원하지 않아요. 젤다와 스콧 피츠제럴드, 또는 책 속 어떤 캐릭터에게나 생생하고, 섹시하고, 현대적으로 느껴질 만한 뉴욕을 원한다’고 말했어요. 저는 이상적인 실루엣에 매료되었는데, 그것들은 종종 현실보다 더 날씬하고 양식화된 경우가 많았죠.” 그녀는 “그래서 엄격한 역사적 정확성보다는 이상적인 형태를 선호하게 되었습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개츠비에 대한 그녀의 가장 소중한 기억은 “파티 장면에서 1920년대 스타일을 구현하기 위해 미우치아 프라다와 협업했던 것”이라고 말했죠. 보그 월드: 할리우드를 위해 프라다 부인은 미우미우 드레스에서 볼 수 있듯 데이지의 새로운 비전을 창조했습니다. —아이린 킴(Irene Kim)
Hair: Jimmy Paul, Makeup: Kabuki, Manicurist: Yuko Tsuchihashi, Tailor: Hailey Desjardins. Produced by Tann Services, Set Design: Julia Wag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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