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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봄/여름의 ‘첫’ 컬렉션, ‘보그 코리아’ 에디터들은 어떻게 봤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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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그 코리아〉 패션 전문가들이 프런트 로에서 취재한 2026 봄/여름 대망의 ‘첫’ 컬렉션. 그 14개 데뷔에 대한 ‘달콤쌉싸름한’ 조언.

Balenciaga 2026 S/S RTW

“피엘파올로 피촐리와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는 닮은 점이 많다. 급진적이면서도 단순하고, 우아하면서도 과감하다. 1957년 색(Sack) 드레스에서 출발한 피촐리의 첫 발렌시아가 컬렉션은 창립자에 대한 경의와 니콜라 제스키에르, 뎀나에 대한 존경이 담긴 동시에 지극히 피촐리다웠다. 풍성한 볼륨과 매혹적인 컬러, 탁월한 테일러링과 섬세한 디테일. 피날레가 끝나고 멈출 줄 모르던 박수갈채가 아직도 생생하다.” ─ Pierpaolo Piccioli for BALENCIAGA

Bottega Veneta 2026 S/S RTW

“여성 디자이너의 관점은 달랐다. 우아함을 기반으로 창의성과 실용성을 결합했다. 근사한 테일러링부터 장난스러운 질감, 경쾌한 색의 변주에 이르는 모든 것은 루이스 트로터에게서 비롯되었다. 솜씨 좋게 활용한 인트레치아토를 통해 하우스 코드도 온전히 이어받았다. 갖고 싶은 가방까지 갖췄으니 흠잡을 데가 없다.” ─ Louise Trotter for BOTTEGA VENETA

Chanel 2026 S/S RTW

“당신이 알던 샤넬은 죽었다. 지난 40년간 이어진 칼 라거펠트의 미학은 과거가 되었다. 마티유 블라지는 단 한 번에 하우스의 어깨에 들어간 긴장을 지워버렸다. 실루엣은 느슨해졌고, 스타일링은 가벼워졌다. 액세서리는 탐스러웠고, 패션쇼 무대는 심장을 뛰게 했다. 뛰어난 디자이너는 단숨에 우리에게 새로운 시대의 서막을 알린다.” ─ Matthieu Blazy for CHANEL

Jil Sander 2026 S/S RTW

“컬러는 선명했지만 정적이고, 실루엣은 간결하면서도 은근한 위트가 있었으며, 드러내지 않는 방식의 관능이 보였다. 이 모든 것에는 욕망이 배제되어 있었고, 그래서 한층 우아했다. 쇼에서는 물론, 다음 날 프레젠테이션에서도 탄성이 흘러나왔다. 질 샌더의 옷은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아름답다. 조용하지만 분명한 실력자 시모네 벨로티를 그대로 닮았다.” ─ Simone Bellotti for JIL SANDER

Loewe 2026 S/S RTW

“프로엔자 스쿨러를 이끌던 듀오 잭 맥콜로와 라자로 에르난데스는 뉴욕 패션계의 절대적 지지를 얻고 있다. 그들이 첫 번째 로에베 쇼를 끝내자마자 환호와 박수갈채를 보낸 이들은 뉴욕 패션 피플들이었다. 가죽 소재에 대한 꽤 진지한 고민, 시대에 어울리는 화사한 컬러, 더 고급스러워진 액세서리가 기립박수의 이유다.” ─ Jack McCollough & Lazaro Hernandez for LOEWE

Maison Margiela 2026 S/S RTW

“‘불협화음’은 글렌 마르탱의 첫 마르지엘라 쇼를 관통하는 키워드다. 몸에 맞지 않는 턱시도 차림의 어린이 오케스트라와 하우스를 상징하는 스티치 로고 형태의 개구기를 낀 모델들, 구겨지고, 해지고, 짓눌리고, 찢긴 옷은 불협화음 속에서 하모니를 이뤘다. 존 갈리아노가 메종 마르지엘라를 판타지로 해석했다면, 글렌 마르탱은 현실에 뿌리를 내렸다. 절제된 만큼 에너지가 더 응축됐다. 폭발하듯 펼쳐질 메종 마르지엘라의 미래가 기대된다.” ─ Glenn Martens for MAISON MARGIELA

Area 2026 S/S RTW

“늘 실용성과 업타운풍 고급 취향이 요구되는 뉴욕에서 아레아 쇼는 이 도시에서 좀처럼 만나기 힘든 쿨한 멋을 선사했다. 치어리더의 반짝이는 응원 태슬과 풍성한 종이 조각으로 만든 드레스는 내년 봄 여러 패션 화보를 장식할 것이다. 또 런웨이를 이탈해 리얼웨이로 직행해도 무리 없을 스타일리시한 스트리트 웨어는 상업적인 측면에서도 성공을 거둘 것이다. 때론 뉴욕에도 이처럼 톡 쏘는 맛이 필요하다.” ─ Nicholas Aburn for AREA

Jean Paul Gaultier 2026 S/S RTW

“장 폴 고티에는 전복, 도발의 동의어와 다름없다. 지난 3월 ‘라텍스 톱’을 선보이며 패션계를 뒤집어놓았던 듀란 랜팅크는 하우스 고유의 코드를 곳곳에 활용한 데뷔 컬렉션을 선보이며 고티에의 정신을 이어갈 적임자임을 증명했다. 수많은 아이디어를 한 차례 정제한 뒤 선보일 다음 컬렉션은 과연 어떤 반응일지.” ─ Duran Lantink for JEAN PAUL GAULTIER

Mugler 2026 S/S RTW

“티에리 뮈글러는 ‘유행과 기대에 부응하는 디자이너는 최악’이라고 말했다. 그의 관점에서 보면 미겔 카스트로 프레이타스의 뮈글러는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그는 유행보다는 본질에 집중했고, 우리의 기대를 훌쩍 뛰어넘었다. 여성의 신체를 건축했던 뮈글러의 유산을 깊이 연구한 증거가 런웨이 곳곳에 등장했다. 드디어 ‘보디수트’를 탈피한 뮈글러의 새 시대가 문을 연 것이다.” ─ Miguel Castro Freitas for MUGLER

Carven 2026 S/S RTW

“마크 토마스는 스승 루이스 트로터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처음 자기 이름으로 컬렉션을 완성했다. 까르벵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34벌은 여성스러우며 현실적이었다. 특히 하얀색 면 소재를 바탕으로 한 드레스는 그가 바라는 목표점을 예상시켰다. 수많은 브랜드 사이에서 자신만의 개성을 어떻게 드러낼지 지켜봐야겠다.” ─ Mark Thomas for CARVEN

Proenza Schouler 2026 S/S RTW

“레이첼 스콧은 볼륨 있는 드레스와 크로셰 니트 의상으로 유명하다. 패션 위크 직전 프로엔자 스쿨러에 임명된 스콧은 짧은 기간 동안 브랜드의 언어(실루엣, 색상)를 알아가는 동시에 본인의 터치를 조금씩 더하는 과정에 집중했다. 확실히 스콧의 관점이 더해진 컬렉션은 최근 프로엔자 스쿨러의 런웨이에서 보기 드문 풍부한 질감이 있었다.” ─ Rachel Scott for PROENZA SCHOULER

Versace 2026 S/S RTW

“다리오 비탈레는 이번 시즌 가장 배짱 있는 디자이너였다. 다양한 루머 속에서 발표한 그의 첫 번째 컬렉션은 지금까지의 베르사체와는 ‘섹시함’의 방향 자체가 달랐다. 여전히 유혹적이고, 맥시멀리즘이 강렬했지만, 빈티지 감성과 레이어링이 결합된 요즘 시대 취향이었다. 디너 파티가 아니라 거리에서 입을 만한 옷이 오랜만에 베르사체에서 등장했다.” ─ Dario Vitale for VERSACE

Dior 2026 S/S RTW

“조나단 앤더슨의 장점은 분명하다. 예습을 거듭하고 주어진 과제에 몰두하면서도 지적 허영을 자극하는 숨은 힌트를 더해 컬렉션을 완성하는 것. 그의 첫 번째 디올 여성복 컬렉션 역시 그 공식에 충실했다. 여기에 젊고 현대적인 멋을 더한 백과 슈즈라면 일단 성공!” ─ Jonathan Anderson for DIOR

Gucci 2026 S/S RTW

“패션 판타지, 가족 드라마, 문화 비평을 아우르는 단편영화 상영. 마케팅 귀재다운 출발이었다. 레드 카펫(실제론 브라운 카펫이었다) 행사에 참여한 배우들을 통해 가장 생생하게 감상한 새로운 컬렉션은 구찌이자 동시에 뎀나였다. 일부러 스크래치를 낸 재키 백과 주머니가 달린 플로라 볼 가운처럼.” ─ Demna for GUCC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