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첼 스콧이 두 벌의 드레스로 보여준 지금의 여성, 프로엔자 스쿨러
뉴욕의 총아가 자기만의 언어를 찾아가는 방식.
패션계의 큰 변곡점이 될 여러 디자이너의 2026 봄/여름 데뷔 쇼. 그 첫 주자는 창립자들이 떠난 빈자리를 메운 프로엔자 스쿨러의 레이첼 스콧(Rachel Scott)이었다. “이번 컬렉션의 관건은 기존 팀과의 호흡이었습니다. 브랜드의 언어와 실루엣, 컬러를 익힌 후 저만의 관점을 조금씩 더했죠.”
실제로 상아색 자카드 재킷은 하우스의 설립자 잭 맥콜로(Jack McCollough)와 라자로 에르난데스(Lazaro Hernandez)가 수년간 사용해온 소재로 만든 것이다. 대신 스콧은 비율을 조정해 본인만의 시각을 추가했다. “치마 길이를 바꿔봤어요. 과감하면서도 신선한 느낌이 들었죠.” 그리고 재킷 뒷면 다트를 숨기지 않고 오히려 드러내 실루엣에 입체감을 주는 동시에 허리 부분을 잘록하게 강조했다. “모든 것을 다 뒤집어봤습니다. 잭과 라자로가 그동안 어떻게 옷을 만들었는지 알고 싶었거든요.”
이번 쇼에서 가장 인상 깊은 건 부드러운 드레이핑으로 완성된 드레스 두 벌. 이제 시작에 불과하지만, 기존 디자이너가 만든 브랜드 언어 위에 새로운 절충안을 제시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레이첼 스콧은 지금 가장 세련된 여성들의 니즈를 두 벌의 드레스를 통해 정확히 보여줬다는 것이다. V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