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면, 주저 없이 카디건을 꺼내세요
계절이 바뀌면, 옷차림도 바뀝니다. 여름에는 도통 입을 일 없던 트렌치 코트는 물론 도톰한 울 팬츠, 각종 니트웨어처럼 가을의 정취를 머금은 아이템에 손이 가기 마련이죠. 2024년 가을이 시작되자마자 꺼내 입어야 할 아이템이 하나 더 있습니다. 지난해에도 크게 주목받은 카디건이죠.
한동안 잊혔던 카디건이 패션 피플의 입에 다시 오르내리게 된 계기는 미우미우의 2023 F/W 컬렉션이었습니다. 자그마한 로고가 적힌 단정한 카디건에 안경을 매치한 룩은 긱 시크 트렌드의 시발점이 되었죠. 이어진 2024 S/S와 F/W 시즌, 디자이너들은 카디건을 활용해 ‘할머니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베르사체는 복서 쇼츠 위에 목가적인 패턴을 더한 카디건을 얹었고, 프라다는 특유의 컬러 조합이 돋보이는 레이어드 룩을 선보였죠. 하나같이 괴짜 같은 매력을 머금고 있었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요? 많은 셀럽이 한층 다양한 방식으로 카디건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같은 카디건으로 각기 다른 룩을 완성한 카일리 제너와 제니만 봐도 알 수 있죠. 영국 <보그> 9월호 커버를 장식한 카일리 제너는 튜브 형태의 브라 톱 위에 몰리 고다드의 카디건을 걸쳤습니다. 어떤 아이템을 이너로 선택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의 무드를 연출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이었죠. 제니는 카디건 밑에 슬립 스커트를 매치했습니다. 레트로한 분위기와 세련된 분위기가 공존하는 룩이었죠.
앙증맞은 미니 드레스 위에 카디건을 얹기도 했습니다. 제니의 룩에서 영감을 얻어, 여름 내내 입던 아이템과 카디건을 조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군요. 새하얀 보헤미안 드레스에 파스텔 톤 카디건을 입으며 환절기 날씨를 즐기는 겁니다.
블레이크 라이블리는 도발적인 슬립 드레스 위에 카디건을 걸쳤습니다. 과하다기보다는 ‘드뮤어하다’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룩이었죠. 갈색 바탕의 톤온톤 스타일링을 선보인 덕분이었습니다.
물론 이런 기교가 필수는 아닙니다. 깔끔한 흰색 티셔츠와 단색 카디건, 스트레이트 데님만 있어도 멋스러운 룩을 완성할 수 있으니까요. 어느 때보다 기본 아이템이 주목받는 지금, 시류에 어울리는 스타일링이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