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뮐리에가 꼽은 최고의 패션쇼

누구나 좋아하는 패션쇼가 있습니다. <보그> 사무실에선 늘 패션쇼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의상과 무대, 특별한 퍼포먼스 또는 이 세 가지가 어우러진 패션쇼는 가장 재미있는 엔터테인먼트이기 때문이죠. 최근에 각자가 생각하는 가장 잊을 수 없는 쇼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 질문에 가장 잘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패션 디자이너’라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시즌마다 8분 정도(톰 브라운의 경우 45분) 길이의 쇼를 선보이기 위해 의상부터 컨셉까지 직접 만들어내는 사람들 말입니다.

‘가장 좋아하는 자신의 패션쇼’와 ‘최고로 꼽은 다른 디자이너의 쇼’는 어떤 것인지 두 가지 간단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찻잎 점을 보기 위해 컵 속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그들의 대답은 놀라움과 기쁨을 선사하며 ‘아, 이건 정말 말이 된다’는 생각이 들게 할 것입니다. 알렉산더 맥퀸, 헬무트 랭 등 이 목록에 반복해서 등장하는 디자이너가 몇 있긴 하지만, 특정 컬렉션이 두 번 이상 언급된 디자이너는 세 명에 불과합니다. 마크 제이콥스를 시작으로 사바토 데 사르노, 시몬 로샤, 피터 뮐리에, 안나 수이, 이자벨 마랑, 톰 브라운 등 현재 활약하고 있는 이 시대 디자이너들이 말하는 패션쇼를 만나보세요.

피터 뮐리에

당신이 참여한 컬렉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쇼는 어떤 쇼인가요?

최근에 했던 알라이아의 쇼(2024 F/W RTW)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럭셔리 패션을 아주 잘 담아냈죠.

다른 디자이너의 쇼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쇼를 꼽는다면요?

하나만 꼽기가 어렵군요. 헬무트 랭의 1994 F/W 컬렉션, 라프 시몬스의 1999 S/S 컬렉션, 존 갈리아노의 1994 F/W 컬렉션 그리고 알라이아의 2002 S/S(2001 F/W 꾸뛰르) 컬렉션이에요. 모든 쇼가 제게 매우 중요해요. 절 감동시키는 걸 넘어서 꿈을 꾸게 했거든요. 제 자신을 바꿔놓은 쇼라고 할 수도 있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