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입고 싶은, 셔츠와 반바지 조합
여름 옷장과 그렇게 사이가 좋은 편은 아닙니다.
긴팔은 상상도 못할 일입니다. 면 티셔츠는 땀으로 얼룩지기 일쑤고요. 슬리브리스를 입자니 햇빛이 무섭습니다. 하늘거리는 미니스커트가 귀엽다고요? 비바람이 불면 생각이 달라질 겁니다.
그래서 올여름에는 특별히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문밖을 나설 때마다 사람들의 옷차림을 유심히 살펴봤죠. 소셜 미디어에서 편안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옷차림을 찾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한 조합이 유독 눈에 띄더군요. 셔츠와 반바지였습니다.
독창적이거나 신선한 조합은 아닙니다. 하지만 올여름만큼은 드레스보다 상의와 하의가 분리된 매치가 인기를 끌 거라는 브리티시 <보그> 에디터 앨리스 뉴볼드의 분석에 동의할 수는 있겠더군요. 지금 유행하는 반바지만 봐도 그렇습니다. 조츠와 버뮤다 쇼츠, 트렁크 팬티와 트랙 쇼츠까지! 선택지가 이렇게 많은 적이 있었나 싶죠. 그리고 이 모든 아이템과 잘 어울리는 상의는 셔츠입니다. 레이어드 스타일링에도 제격일뿐더러 루스해지기 쉬운 여름 룩의 중심을 잘 잡아주죠. 무엇보다 극과 극을 오가는 실내외 온도 차를 생각하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습니다.
올여름 수많은 패션 에디터와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이 조합을 선보였습니다. 가장 자주 보인 건 화이트, 블루, 베이지 등 클래식한 컬러의 오버사이즈 셔츠에 아디다스 쇼츠나 조츠를 매치한 스타일이었어요. 물론 시도해볼 수 있는 조합은 무궁무진합니다. 취향과 날씨에 따라 조정하기도 쉽죠. 아, 저는 이번 주말에 탱크 톱과 아디다스 X 웨일스 보너 쇼츠를 입을 예정입니다. 위에는 가벼운 리넨 셔츠를 걸칠 거고요. 자외선 차단과 시원함을 모두 충족할 수 있는 구성이죠. 여름 옷장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은 듯한 기분입니다.